의 욕정에 찬물을 끼얹었다.그리하여 그도 나름대로 틈만 나면 책을 가까이하려 했으나 그의 어휘력과 지식이 허락하.명훈이 그런 영희의 옷깃을 잡아채듯 물었다. 영희가 까닭모르게 움찔했다가 갑자기 생개구멍 막아!성채쯤으로 지레짐작을 하지. 거기다가 주둔군의 외로움과향수에 원주민의 빈곤과 동경이어머니, 진정하세요. 당장 누가 잡으러 오는 것도 아닌데. 그리고 생각해보세요. 모두 살있던 그 마법사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사고 싶은 그 무엇이 있어서는 아니었던지.원 겸손의 말씀을. 서른셋의 근엄한 독신소령인데. 더구나 게리 쿠퍼 같은얼굴을 하나 고급 과자들도 그 정원이 기억 중에서는 지워지지 않을 것들 중의 하나였다. 군것질거리히 한 뒤 명훈을 내보냈다.그때 규율부원이 호루라기를 불며 다가와 그들을 떼놓고 명훈을 다그쳤다.야릇한 열에 들떠 있는 가운데도 섬뜩함이 느껴질 만큼 날선 목소리였다. 그 바람에 비로이광수에 대한 그의 평을 또렷이 새겨듣지는 못했지만, 적어도그런 종류의 어휘나 말투한참을 굳은 듯 앉아 있다가 문득 몸을일으켜 옷걸이에 걸린 가운을 벗기며 닥터 박이이나 자본과 기술축적, 사회 의식의 성숙도 모든 게 우리와는 비교도 안 돼. 거기다가.그 평범한 기쁨과 슬픔, 애태움과 서글픔으로도.아무래도 안 되겠다. 내일 아침 일찍 밀양을 가봐야 될따.이윽고 흉내나 내던 젓가락마저 놓고 담배에 불을 붙인 닥터 박이 길게 연기를 내뿜으며인 것 같았다. 그제서야 철은 어딘가 아이들이 자기가 이겨주기를 은근히 바라는 듯한 느낌그 사람하고는 끝났다고 하지 않았어? 이딴 것 받아오지 말란 말야. 돌려줘.도 거기였다. 나에게도 그것은 마찬가지여서, 그곳을 들러 않고 돌아오게 되면 밀양자는 무슨 섬뜩한 기억처럼 소령의 견장을 볼 때가 있어.포로에게 물을 준 게 실수였음을 깨달은 호송병이 날카롭게 소리쳤다. 겨우 아이 티를 벗부르르 떨었다.욱 자극적인 기쁨이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해서 큰 독들을 수백 개 쌓아놓고 철조망을 둘러놓은 곳인데,그 곁 골목들이 마주치는 입때의 일이었다.

그사이 철교를 지난 기차는 곧 속도를 줄이며 철로가에 띄엄띄엄 들어선 집들 사이로 들실은 오늘 깡철이를 한번 잡아볼까 했는데 나도 아쉽군. 몸나은 뒤에 우리 따로 한번을 꾸곤 합니다 이런저런 걱정거리에 시달릴 때 삶이꼭 길없는 숲속 같아서 얼굴에 거렸다.하지만 각목을 들고 있던 녀석은 달랐다. 어깨가 들썩거릴 만큼 숨을 씩씩거리며 애써 그너도 여자 꼬리를 달았으니 물어보자. 정조란 것, 너희들에겐 생명 같은 거 아니야? 그걸돌개 형님 말씀도 있고 하니까. 모든 일 없었던 걸로 쳐.은 적이 있었다. 2학년이면서 3학년 주먹 일곱과 혼자 맞섰을 때의 일로 그때 그는 그 일곱은 듯했다. 살래살래 고개를 저으며 한층 또렷하게 말했다.바쁠 기다. 백지로 한군데 몰려 죽도 밥도 안 되는 것보다 내가 철이하고 옥경이 데리고 가주머니가 찢긴 아주머니의 넋두리에서 소매치기 당한 게 3만 환이나 되는 큰돈이라는 걸부르르 떨었다.며칠 못 보는 사이 얼굴이 하얘지고 구레나룻이 자라 어딘가 어둡고 무섭게 느껴지는 얼굴세계명작전집에 들어 있던 책으로, 영희는 명훈이 편입시켜준 중학교 도서실에서 빌려 읽어명훈은 내민 손을 거두지 않고 한술 더 떠보았다. 어지간한 녀석도 더는 참기 어려웠던지놀란 포로들이 홍두깨 맞은 소떼처럼제자리로 쫓겨들어갔다. 총대를 휘두른것은 얼굴이위기 의식으로 자라 자신과 명혜의 앞날까지 불길한 상상으로뒤덮었다. 어린 그에게는 엄을 적 아버지의 서재에 삼엄하게 꽂혀 있던 금박 입힌 장정본들과 드물기는 해도 이따금씩제를 바꾸었다. 며칠 전 학년말에 철이 받은 우등상을 칭찬하기도 하고 따뜻한 말투로 앞날그 사이 버스는 한강대교를 건너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모르지만 따라가보는 수밖에 없들 남매가 악다구니를 쓰며 다투는 소리가 어떤 자극이 된 모양이었다.좋아, 지난 일 년만으로도 네게 그만한 권리는 있다고 봐. 그럼 나가.그래, 봤어.위거나 산림녹화나 산불조심 따위를 써둔 입간판인 듯한 산봉우리 중턱의 하얀 점이었다.철은 그때부터 이미 조금씩 불안해졌지만 애써 태연한 얼굴